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령 있는 남녀에게 처음 이성을 소개할 때 결혼 상대보다는 데이트 상대를 먼저 권하는 편이라는 것이다.나이 많은 사람들은 결혼이 급하니까결혼상대를 소개하면 결정이 빠를 것 같지만,오히려 그 반대다.
처음부터 결혼이 전제가 되면 분위기가 무거워지고,만남이 잘 안 되기도 한다.빨리 진행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방어기제처럼 작용하는심리적인 저항감도 생긴다. ‘이왕 늦었는데, 좀 더 늦는다고 대수인가?’ ‘나이 들었다고 제대로 연애하지 말라는 법 있나?’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혼상대보다는 데이트상대를 만날 때 충족감이 들고, 그러면서 괜찮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한 분이 전화를 해서는 외롭다면서 이성을 소개해달라고 했다.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한 분인데나이가 많으니까 먼저 데이트 상대를 소개하기로 했다.
두 번째는 분위기 맞는 여성을 소개했다.남성은 좋다고 하면서 아주 결연한 목소리로 “전화번호 교환했습니다”라고 했다.남녀 사이에 전화번호 교환이 무슨 큰일이나 싶기도 하지만,이분 인생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여성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우 궁금해하고 기다렸는데,다음날 가까스로 연락이 된 여성은 “큰 사업 하고 바쁜 분이라 시간을 내가 맞춰야 하는데, 그게 부담스럽다”면서 거절의사를 밝혔다.
여성 입장에서 시간을 남성에게 맞춰야 하는 건 충분히 거절 이유가 될 수 있다.
남성은 본인 생각대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어디를 가도 돈을 내면 자기한테 맞춰주는 데 익숙했다.그런 일방주의가 몸에 배어 있다.
불행하게도 이 남성은 이것을 경험하거나 학습할 기회가 없었다.이성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만나본 적이 거의 없다가
나이 들어서 그런 만남을 가지려고 하니잘 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성 경험 없는 걸 뭐라고 할 수도 없고,여성이 남성의 일방적인 태도를 문제삼아 거절하는 것을뭐라고 할 수도 없고,
중간에서 난감했던 적이 있다.
연애 안 해 본 사람이 연애를 하려면자신을 둘러싼 틀을 벗어날 각오도 해야 하고자신의 삶과는 다른 패턴, 다른 사고방식도 받아들여야 한다.그럴 용기, 의지, 노력이 없다면연애하기 참 힘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