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동아일보DB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가보면 해피조선’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대해 “기본이 안 된 경제보좌관”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보좌관이 국민에 큰 상처를 안겼다. 어제 (김 보좌관의) 발언을 듣고 아연실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청장년을 싸잡아 불평·불만세력으로 만들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청년, 답답한 마음에 산이라도 오르는 50대 가장과 얘기라도 한 마디 해본 건지 묻고 싶다”며 “정말 국민들이 분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디에서 이런 오만한 태도를 배웠는가”라며 “청와대에는 오만 DNA가 널리 퍼진 것 같다. 이런 마음 자세로 만든 정책을 국민들이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김 보좌관은 정중히 사과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김 보좌관은 전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CEO 조찬간담회 강연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김 보좌관은 강연에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 50대, 60대 조기 퇴직했다고 산에만 가시는 데 이런 데를 가셔야 한다”며 “50, 60대가 한국에서는 할 일 없다고 산에 나가고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국가)으로, 인도로 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태국에서 일고 있는 한국어 시험 열풍을 언급하며 “국립대학 국문과를 졸업하면 요즘 취직이 안 된다. 저는 그런 학생들을 왕창 뽑아 인도네시아에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며 “여기(국내)에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여기(아세안)를 가보면 ‘해피조선’을 느낄 것이다. 아세안 국가에 가면 한국 학생들을 어떻게든 붙들고 배우려고 난리”라고 말했다.
김 보좌관의 발언을 두고 고용절벽으로 고통받는 젊은층, 구조조정 당한 중·장년층 등을 질책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저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