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개방 이어 교육 등 공공분야도 빗장 해제 조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는 ‘웨이투빗’은 직원 수가 50명 미만인 스타트업이다. 2017년 12월에 설립돼 자산 규모도 크지 않다. 하지만 업종의 특성상 많은 서버와 스토리지가 필수적이었다. 예전 같으면 막대한 초기 비용을 물어가며 자체 서버와 스토리지를 구축해야 했지만 웨이투빗은 ‘임차’로 해결했다. 필요한 만큼 서버를 늘려갈 수 있고 따로 서버 관리 인력을 둘 필요 없이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이구 웨이투빗 이사는 “서버와 스토리지를 빌려 쓰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없었다면 사업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은 물론이고 규제에 막혀 있던 금융업 등에서도 클라우드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된 각종 규제를 풀기 시작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간 해외 사업자에 밀려 고전하던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가 반격의 기회를 마련하는 분위기다.
최근 NHN엔터는 KB금융지주, 네이버는 코스콤과 제휴를 맺었다. 이와 함께 네이버의 경우 2013년 강원 춘천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데 이어 경기 용인에도 최대 규모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금융 부문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는 것. 삼성SDS는 최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10조 원 매출을 달성하는 데 전년도 대비 31% 이상 성장한 클라우드 산업에서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커져가고 있는데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해외 사업자들이 70%를 차지한 상황”이라며 “보안 문제로 규제 대상이었던 금융과 공공 분야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체가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18 국내 클라우드 시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약 2조4060억 원. 전년(약 1조5091억 원) 대비 1년 동안 1조 원 가까이 급성장했다.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이 시장의 70%를 AWS 등 해외 클라우드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와 KT NHN 삼성SDS 등이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녹록지는 않은 상황이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 AWS가 막강한 데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해외 사업자들도 국내에 리전(여러 개의 데이터센터)을 늘리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