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미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
누군가는 거꾸로 ‘약추위(×)’를 떠올리면서 문제 될 것도 없는 것을 문제 삼으려 하는 학자연한 태도를 비판할 수도 있다. ‘강추위’의 ‘강(强)’을 한자로 보는 사람들이다. 두 가지는 모두 이 단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맨 처음의 질문부터 풀어 보자. ‘강추위’의 반대말은 ‘무더위’다.
●반의 관계
강↔무
추위↔더위
강↔무
추위↔더위
●무소(물+소), 마소(말+소), 소나무(솔+나무),
여닫다(열+닫다), 바느질(바늘+질)
여닫다(열+닫다), 바느질(바늘+질)
●전국 맑지만 강추위 지속(최근 신문기사 제목)
●강추위 속에서 눈을 그대로 맞던 ○○○ 씨는
(최근 뉴스 속 예문)
(최근 뉴스 속 예문)
우리는 이미 ‘강추위’ 안에 든 ‘강’이 어디서 왔는가를 알지 못한다. 반면 ‘강(强)-’은 다른 말 앞에 붙어 ‘매우 센, 호된’의 의미를 덧붙이는 말로 살아 있다. 그래서 앞의 ‘강’을 뒤의 ‘강(强)’으로 혼동하는 일이 잦아지다가 급기야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기에 이른 것이다. 말의 의미는 때로 이런 방식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맥락에서 이 단어를 쓰고 있는가이다. 단어를 둘러싼 다양한 관계들은 그 단어를 쓰는 맥락을 보여준다. 사전 속에 표제어 두 개라는 사실보다 맥락을 통해 발견하는 의미가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우리가 더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의미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관계를 제대로 읽어야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남미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