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초반 체력비축 전략 먹혀들어… 준결승서 최강 이란 3-0 대파 파란 이란, 日선수 때려 매너서도 완패
이란의 사르다르 아즈문(오른쪽)이 29일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일본의 시바사키 가쿠(7번)의 뺨을 때리고 있다. 알아인=신화 뉴시스
‘실리’를 앞세운 일본이 2019 아시안컵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초반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폭넓게 선수를 기용하는 한편 극단적인 볼 돌리기로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는 전반 20분에 선제골을 넣은 뒤 일찍부터 극단적인 수비에 치중해 국내외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그랬던 일본이 29일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강호 이란과의 준결승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3-0 완승을 거뒀다. 대회 초반 체력을 아꼈다가 체격과 체력이 좋은 이란을 상대로 중요한 순간에 전력을 다한 결과다.
일본은 조별리그 포함 6전 전승을 거두고 2011년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아시안컵 통산 다섯 번째 진출. 특히 일본은 결승에 진출한 1992, 2000, 2004, 2011년 모두 정상에 올라 이번 결승 결과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본이 우승하면 역대 대회 최다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리게 된다.
일본은 특유의 패스 축구를 구사하면서도 백패스 위주가 아닌 전진 패스와 공간 침투 능력을 발휘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일본에 대해 “(해외파가 많은) 일본에는 경험 많고 개인 능력이 있는 선수가 많다. 조직력과 능력치가 경기를 할수록 나아진다”고 경기를 본 소감을 말했다.
그 순간부터 이란은 허둥대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페널티킥까지 헌납했다. 조급하게 서두르던 이란은 일본의 하라구치 겐키에게 경기 종료 직전 쐐기 골까지 내주며 1976년 이후 43년 만의 우승 기회를 날렸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포르투갈)은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며 일본의 결승 진출을 축하했다. 그는 “이란을 이끄는 8년 동안 행복했다”며 이란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페어플레이에서도 졌다. 이날 후반 추가시간에 이란 사르다르 아즈문이 볼을 다투던 시바사키 가쿠의 뺨을 때린 것이다. 이란과 일본 선수들은 ‘벤치클리어링’처럼 몸싸움을 펼쳤다. 아즈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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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