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폭발력을 낮춘 소형 핵탄두 제조를 시작했으며, 오는 10월까지 미 해군에 첫 생산분 일부가 인도될 것이라고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PR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핵안보청(NNSA)이 한 전문잡지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이 같이 보도했다.
에너지부는 이메일에서 현재 텍사스주 팬핸들에 있는 팬텍스 공장에서 W76-2라는 핵탄두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W76-2의 위력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한스 크리스텐슨 미국과학자연맹(FAS) 원자력정보사업 대표는 W76-2의 폭발력이 5~7 킬로톤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W76-1의 폭발력인 약 100킬로톤보다 크게 낮은 것이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된 원폭(약 15킬로톤)보다도 낮은 위력이다.
그러나 크리스텐슨은 W76-2가 핵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W76-2과 W76-1 발사에 사용하는 유도탄이 같은 종류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텐슨은 “러시아가 그냥 앉아서 미국이 어떤 핵탄두를 탑재했는지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누군가 사용하기 시작하면 싸움은 시작된다”고 말했다.
앞서 미 행정부는 지난해 2월 발간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러시아가 작은 핵탄두를 사용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도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