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1월 ‘경공모’ 카페 개설→조직적 댓글조작 2016년 송인배 소개로 김경수 첫 만남
‘드루킹’ 김모씨© News1
2000년대 초부터 사이버공간에서 활동한 파워블로거가 10여년만에 정국을 뒤흔든 ‘드루킹 댓글조작 게이트’ 중심으로 등장한 드라마가 1심 실형 선고로 막을 내렸다.
드루킹 김동원씨(50)는 2000년대 초반 ‘드루킹’이란 필명으로 진보성향 시사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 창고’를 운영했다. 이 카페는 곧 누적방문자수 980만명을 돌파하고 2009~2010년 네이버 시사분야 파워블로그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경공모 개설 그는 이같은 영향력을 바탕으로 2009년1월 네이버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설했다. 재벌 기업의 주식의결권을 사들여 소액주주가 되고, 재벌 오너를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이 경공모 목적이었다.
김씨는 ‘공진화’를 경제영역에 적용, 경제 주체들이나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진화하는 것을 카페의 목표로 삼았다. 드루킹 김씨는 경공모의 규약을 만들면서 홍익인간을 공동체 이념철학으로 제시하고 사상적으로는 김구 선생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승계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향과 달리 실제 활동은 온라인 댓글공작에 집중됐다. 2016년 정당 선거관계자에게서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이 댓글조작 조직을 운영한 것이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유사 대응을 시작했다는 게 드루킹 측의 주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경기 파주시 출판단지에 위치한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회원들과 함께 정치 관련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해당 댓글에 ‘공감’을 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김경수와의 만남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만남도 이 무렵 시작됐다. 드루킹 김씨는 2016년 총선에서 낙선한 송인배 대통령제1부속비서관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고 그 자리에서 김 의원과의 만남 자리가 잡혔다. 그해 6월 김씨는 송 비서관과 함께 김 의원 의원회관 사무실에 찾아가 인사를 한 뒤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과 함께 강연을 요청했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네이버가 지난해 1월 뉴스 댓글조작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다. 이후 검찰과 특검을 거쳐 대대적 수사가 진행됐다.
특검은 드루킹 일당이 벌인 댓글조작은 2016년12월∼2018년3월 총 9971만여 건으로 기사 8만여개, 댓글 141만 개에 공감·비공감을 부정 클릭해 네이버의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했다. 허익범(60·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은 김씨에게 업무방해·정치자금법 위반·뇌물공여 혐의를 모두 종합해 종합 7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30일 김씨에게 업무방해, 뇌물공여 등에 대해서는 징역 3년6개월, 정치자금법 위반은 징역 6개월 선고했다. 단 정치자금법 위반의 형은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