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의 올해 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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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선점하자
금융회사들은 5대 금융지주 시대 출범으로 금융권이 재편되는 올해를 ‘리딩뱅크’ 선점 기회로 보고 있다. 지주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아 뜨거운 영업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에서는 경쟁사와 초격차를 유지해 압도적 1위 은행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증권·손해보험·카드 등 주요 계열사는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 업권 내 일류 지위를 유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두 지주에 비해 아직 덩치는 작지만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금융을 2, 3년 내에 1등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영업을 치열하게 해야겠지만 새로운 시장도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 디지털, 기업투자금융(CIB), 자산관리를 4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IBK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차별화되는 중소기업금융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찾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금융 부문은 양적, 질적으로 모두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초격차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은행’에서 승부가 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는 국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증권, 카드 등 비은행 부문도 어려운 해를 보낼 것”이라며 “우리는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손태승 회장 역시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을 먼저 (인수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비은행 부문을 키울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직접 인수가 어려우면 다른 데와 같이 인수에 참여해 지분을 갖고 있다가 나중에 우리가 지분 50% 이상을 갖는 방법도 있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NH농협금융지주도 전통적인 금융업에서 벗어나 데이터가 기반이 되는 ‘농협금융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데이터 금융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농협금융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마련해 계열사의 정보를 통합하는 그룹 차원의 분석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디지털화’ 속도전
김정태 회장은 “생활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제공되는 ‘초맞춤형’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 챗봇인 ‘HAI 뱅킹’에 상품 추천 및 상담 기능을 추가한다. 김 회장은 “고객이 필요한 금융상품을 하나금융그룹에서만 아니라 타사의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른 곳에서도 쉽게 가입할 수 있게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비대면 서비스를 혁신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김광수 회장도 “농협은행은 대규모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를 지어 신기술을 연구해 도입하고 외부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도진 행장 역시 “중소기업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은행의 고객중심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