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이틀째 “장학통장 보여주려 왔는데” 강경화 장관 “우리 마음과 역사 속에…너무 죄송”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 한 조문객의 선물이 놓여있다. 2019.1.30/뉴스1 © News1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지 이틀째인 30일, 이날도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8시9분쯤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강 장관은 빈소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나비 모양 메모지에 ‘우리의 마음과 역사 속에 길이 남아주시오소서’라고 적은 뒤 붙였다.
이후 강 장관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대화를 나누며 “수술 뒤에 경과가 좋으시던데, 잘 지내시던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가기 전에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하셨다, 처절하게 싸우셨는데 안타깝다”는 윤 이사장의 말에 강 장관은 “너무 죄송하다”고 답했다.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는 이날 오전 10시37분쯤 빈소를 찾았다. 김 목사는 영정 앞에서 잠시 기도하고, 빈소를 지키던 정의연 관계자들을 위로한 뒤 바로 떠났다.
오전 11시21분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김숙 전 유엔대사와 함께 조문을 왔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전에 김 할머니를 뵈었을 때 건강해보이시고, 목소리도 정정하시고 했는데”라며 김 할머니를 떠올렸다.
이어 “아직 스물세 분의 위안부 할머님이 계시는데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일 양국 정부 간에 하루 빨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쓰다듬는 무언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1시51분에는 최승호 MBC 사장이 빈소를 방문했다. 최 사장은 취재진과 만나 “할머니가 끝까지 싸워달라는 말씀을 남기셨는데, 언론에서 과거 우리가 겪었던 아픔, 피해자들의 피해 이런 부분에 대해 더 열심히 취재해서 밝히고 바로잡아야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김 할머니의 영정 앞에서 500만원이 담긴 통장을 보여주며 “언니 나 그저께부터 장학통장을 만들었어요, 내 나이 열다섯 열여섯 학생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주고 싶어서. 그때가 언니 돌아가신 날인 것 같아, 이걸 언니한테 보여주려고 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 재일조선학교 아이들을 지원하는 문제를 나를 대신해 끝까지 해달라”는 유지를 남겼다.
이날 2시40분쯤부터 김 할머니의 입관식이 있을 예정이며 이날도 오후 7시에 추모제가 진행된다. 이날은 마리몬드, 31일에는 정의기억연대가 각각 주최한다.
발인은 2월1일 오전 6시30분으로 예정돼 있다. 1일 오전 8시30분부터 서울광장~일본대사관을 거쳐 노제를 지내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영결식이 엄수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