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맞은 기업들 AI, 5G 등 ‘게임 체인저’ 신기술에 대규모 투자로 미래 먹을거리 준비 ‘사회적 가치’에서 새 활로 모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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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를 통해 현재의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5세대(5G) 등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새 기술을 각 사업영역에 접목하는 움직임이 가파르다.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기업도 많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이달 8∼11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혁신의 이정표를 보여줬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는 “삼성전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진보를 누릴 수 있도록 기기 간 연결성을 넘어 지능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휴대전화와 TV, 생활가전 등 광범위한 제품군에 AI 플랫폼 ‘빅스비’를 연동해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AI 역량 강화를 위해 전 세계 7곳에 포진한 AI센터와 삼성넥스트, 삼성전략혁신센터 등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 전통적 개념의 경제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고민하게 되면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새로운 시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는 철학이다. 예컨대 반도체를 제조하는 기업이 제품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환경에 대해서도 동시에 고민하게 되면 기업과 사회가 ‘윈윈’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가 건강한 공동체로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더 행복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의 척도는 사회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초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엔진 육성에 나선다. 전자와 화학, 통신서비스 등 주력 사업군에선 고부가 제품, 세계 최초 서비스 도입 등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동차부품과 로봇, 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을 새로운 미래 먹을거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전자, 화학, 바이오, 소프트웨어, 통신 등 다양한 이종사업 간 융복합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해외 유수기업, 중소벤처기업 등과도 협력해 혁신 기술 개발에 앞장설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대규모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목표다. 올해 계획된 투자 규모는 약 12조 원으로, 대형 인수합병(M&A)을 진행했던 2016년의 11조2000억 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잘하고 있는 사업도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고, 투자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대범하고 시의적절한 투자를 주문했다. 그룹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유통 부문에선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펼친다. 또 다른 한 축인 화학 부문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미국에 ‘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GS그룹은 화학산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역량을 쏟아붓는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남이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영토 확장과 함께 경제 불황에 대비하는 ‘투트랙’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의 궁극적 지향점은 ‘글로벌 NO.1’ 생활문화기업”이라며 “향후 1-2년의 글로벌 성과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절박함으로 임해 달라”고 경영진에 주문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