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측 “존재하지 않는 성추행, 입증도 못해” 최영미 측 “원고 증인 신빙성 없어”…2월15일 선고
고은시인. 뉴스1
여성 문인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고은 시인(86) 측이 마지막 재판에서 “성추행은 없었다”며 강하게 의혹을 부인했다.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 시인(58) 측은 “직접 눈으로 봤다”며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상윤)의 심리로 30일 열린 손해배상 청구 소송 변론기일에서 고 시인 측과 최 시인 측은 각각 최종 의견을 밝혔다.
고 시인 측 대리인은 “(성추행은) 존재하지 않은 사실이기에 이를 소명할 책임은 성추행이 있다고 주장하는 최 시인에게 있다”며 “하지만 구체성에 대한 최소한의 소명도 없기에 성추행은 존재하지 않고 (최 시인의 주장도) 허위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변론에 참석한 최 시인도 최후변론에서 “제 눈으로 똑똑히 보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과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걸려있다”며 “권력으로 약자의 성을 착취하는 문화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모든 변론을 종결하고 다음달 15일 오후 2시에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2017년9월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에 고 시인을 암시하는 원로문인의 성추행 행적을 언급한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를 실었다. 이후 최 시인은 방송 뉴스에 출연해 성추행이 상습적이었고, 고 시인이 바지 지퍼를 열고 만져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면서 고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직 등에서 사퇴했다. 그는 최 시인과 자신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시인 박진성씨, 이들의 폭로를 보도한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