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논란으로 사료보관실 텅 비어
대전수의사회 안세준 회장을 비롯해 회원 및 반려견 유기농사료 제조사인 알파벳 직원들이 29일 충남의 한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 사료를 전달하고 있다. 대전수의사회 제공
반려견 반려묘 유기농 사료 개발제조업체 알파벳의 안세준 대표(49·대전수의사회 회장)는 29일 오전 자신의 회사 창고를 둘러봤다. 최근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유기동물 안락사 논란으로 유기견 보호소의 사료 보관실이 텅텅 비었다는 소식이 가슴속에 가시처럼 박혀 있던 터다.
그는 직원들에게 “사료를 차에 싣고 가자”고 제안했다. 알파벳은 수의사들이 모여 국제 반려동물 영양소 함량 기준에 맞춰 유기농 사료만을 생산하고 있다. 수의사들이 만든 펫푸드는 고단백 푸드로 평가받고 있다. 안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사료를 트럭에 실었다. 모두 2t가량으로 시가로 5000만 원어치를 넘는 양이었다.
안 대표 등은 곧바로 충남 논산의 유기견 보호소인 비글구조네트워크와 충남 금산의 시흥엔젤유기견보호소, 심바하우스 등 3곳을 잇따라 찾았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유기견 200여 마리를 보호하고 있는데 최근 사료가 바닥이 날 정도의 상황에 놓였다. 인터넷 카페에 사료를 구한다는 글을 올려 1인 1계좌(1만 원) 모집 활동을 벌이는 중이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최근 아이들(반려견)이 피부병에 시달리고 날씨도 추워져 보호에 어려움이 예상됐었다”며 대전수의사회 등에 고마움을 표했다. 500여 마리를 보호하고 있는 시흥엔젤유기견보호소와 심바하우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