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 간담회서 밝혀… 삼성전자 ‘2030년까지 세계 1위’ 의지 메모리반도체로는 성장 한계… 시스템반도체, 시장규모 2배 커 전자기기 두뇌 역할 프로세서 통신칩-이미지 센서 등 8000종류 창의적 설계가 경쟁력의 원천, 국가 차원 인재-기술 지원 필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30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메모리연구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반도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홍 원내대표와 원내부대표단, 경제 관련 상임위원들은 이 부회장과 함께 사업장을 둘러본 뒤 현장 관계자들과 30분간 간담회를 했다. 화성=뉴스1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 나가겠다”며 “일자리 창출은 우리(기업) 책임인 만큼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규모나 성장 가능성은 메모리반도체보다 훨씬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3109억 달러(약 346조6535억 원)로 메모리반도체(1658억 달러)의 2배 수준이다. 향후 3년간 예상 성장률 또한 시스템반도체가 연평균 4.8%로 메모리반도체(3.4%)에 비해 크게 앞선다.
시스템반도체는 분야별로 선두 기업과 2, 3위의 기술 격차가 워낙 커 시황에 따른 판매가격 변동도 적다. 컴퓨터 CPU가 주요 품목인 미국 인텔이 지난해 4분기(10∼12월)에 7개 분기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다시 전체 반도체 1위를 탈환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을 제외하고도 이달 들어서만 3차례나 시스템반도체를 언급했다.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 “메모리반도체 시장 정체를 극복할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수원사업장을 찾았을 때도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도전하면 5G(5세대)나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선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질문에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달성한 초격차를 시스템반도체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신년 초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는 창의적인 설계가 경쟁력의 원천이라 인재 확보와 기술 보호가 필수”라며 “대만이 20년에 걸쳐 12만 명의 자국 출신 인력을 국내로 불러들이고, 싱가포르계 회사 브로드컴이 퀄컴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무산시켰듯이 한국도 국가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