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팰리세이드 개발 뒷이야기… 큰 SUV 찾는 아빠들이 주고객층 날렵한 외관 중시 디자이너와 조율, 짐 싣고 내리는 것까지 체험해 반영 컵홀더 16개-USB포트 6개로 넉넉… 가족 지키는 강인한 車 이미지 구현
21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만난 현대차 허재호 중대형RV총괄PM실장과 송군호 차량시스템개발실장, 구민철 외장디자인실장(왼쪽부터)이 자신들이 개발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1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만난 허재호 현대차 중대형RV(레저용차량)총괄PM(프로젝트매니저)실장은 이렇게 얘기를 시작했다. 허 실장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개발총괄자다.
3열 좌석은 보통 대형 SUV에서 승차감이 가장 나쁜 자리다. 좁고 등받이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디자이너가 이 자리에 앉아봐야 기능과 디자인이 결합된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차를 설계하다 보면 예쁜 겉모습을 만들려는 디자인팀의 욕심과 내부를 키워야 하는 공간상의 요구가 종종 충돌한다. 외관을 날렵하게 뽑아내려면 내부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발팀은 디자이너와 미국 곳곳을 돌며 북미시장 고객이 마트에서 짐을 어떻게 싣고 내리는지, 3열 공간의 크기가 왜 충분히 확보돼야 하는지를 몸으로 느끼고 디자인에 반영토록 했다.
운전석 뒤에 스마트폰을 수납하고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팰리세이드 내부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정면 라디에이터 그릴의 무늬를 키우고 안쪽으로 깊게 파내면서 강인한 차량 이미지를 만들어낸 구민철 현대차 외장디자인실장은 “가족을 지켜주는 강인한 차라는 인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주행 성능에서도 모래길 진흙길 눈길을 달릴 때 선택하는 험로 주행 기능(터레인 모드)이 추가됐다. 송군호 차량시스템개발실장은 “가족을 위한 차이지만 거친 길도 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이런 복잡 미묘한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다정한 아빠’를, 평일에는 ‘강인한 남자’를 위한 차라는 것이다.
화성=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