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공모 혐의로 법정 구속되자 야권은 2017년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겨냥하고 나섰다. 김 지사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보복성 재판이라고 규정했다. ‘대선 불복’ 대 ‘판결 불복’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드루킹 사건이 블랙홀처럼 새해 정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선고 후 “대선에 조직적 댓글 개입이 밝혀져 (2017년 대통령) 선거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된다”고 말했다.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경쟁했던 홍준표 전 대표는 “김 지사 위를 캐면 대선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대상이 됐던 안철수 전 대표가 속한 바른미래당 김철근 전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가 최대 피해자다. 김 지사가 누구의 지시를 받고 대선 댓글 조작을 기획하고 보고했는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야당의 이 같은 주장에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사법농단 세력의 사실상 보복성 재판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측근”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