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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타결직전 무산… 4년8개월만에 결실 눈앞

입력 | 2019-01-31 03:00:00

작년 6월 “임금 낮다” 첫번째 제동… 12월엔 협약식 하루 앞두고 깨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약 4년 8개월의 우여곡절을 거쳐 결실의 문턱에 이르렀다.

이 사업은 2014년 5월 광주시장 선거 과정에서 윤장현 전 광주시장의 공약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시장은 “1998년 기아차가 부도났을 때 기아차 살리기 범시민운동을 벌였는데 당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는 것을 느꼈다. 노사민정(勞使民政)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 1만 개를 만들고 싶다”며 광주형 일자리를 내세웠다.

광주형 일자리는 2001년 독일 폴크스바겐이 노조와 함께 만든 유한회사 아우토5000이 모델이다. 실업자 5000명을 채용하고 월급을 기존의 절반 수준인 5000마르크(약 360만∼420만 원)로 줄이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2014년 8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구체화했다. 그해 9월 전담 조직인 사회통합추진단이 신설됐다. 2016년 7월에는 관련 조례가 제정돼 사업 추진의 근거가 마련됐다.

광주시의 러브콜에도 현대자동차는 윤 전 시장 임기 막바지인 지난해 6월에야 관심을 보였다. 현대차는 6월 1일 광주시에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광주시 안팎에서 ‘임금(연봉 3500만 원)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불만이 나오며 같은 달 19일로 예정된 투자협정서 협약식이 무산됐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용섭 시장이 광주형 일자리 추진의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빠진 한국노총만이 노사민정협의회에 참여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9월 ‘협상 과정에서 지역노동계가 배제됐다’며 협상 불참을 선언했다.

좌초 위기에서 광주 각계각층이 한목소리를 내며 불씨를 되살렸다. 지난해 10월 노동계가 참여한 원탁회의가 만들어졌고 11월 광주시는 노동계 의견을 반영한 협약서를 토대로 투자유치추진단과 협상단을 꾸려 현대차와 재협상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4일 협상단은 현대차와 사실상 합의를 끌어냈지만 협약식을 하루 앞두고 잠정 합의안에 단체협약 유예조항이 포함됐다며 지역 노동계가 반발해 두 번째로 무산됐다. 노동계는 ‘35만 대 생산까지 단체협약 유예’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합의안에 ‘근로자참여법과 노동관계법을 지킨다’는 조항이 들어가고 노동계가 이를 받아들여 사실상 타결에 이르렀다. 이 조항에 근거해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해서 물가상승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임금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노동계는 보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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