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들 술집-노래방 만남… 참가비 걷은뒤 사라지는 일 잦아 게임 벌금 물리는 조직적 사기도, “제발 잡아달라” 靑청원 올라와
‘방팅’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함께 시간을 보내는 문화다. 만나는 장소는 술집, 노래방, 모텔 등으로 다양하다. 2000년대 초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방팅 문화는 최근까지도 ‘스카이러브’ 등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온라인의 한 방팅 모집 사이트에는 ‘오늘 밤 10시 신림역 방팅 가즈아’, ‘술 한잔하실 분만 오세요’ 등 여러 시간대와 형식의 방팅 모집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점에서 진행된 방팅에서는 참가자들이 모이자마자 방장 전모 씨(38)가 참가비 3만 원씩을 걷었다. 참석자 중 한 명이 “참가비만 걷고 도망을 가는 경우가 많다던데…”라고 하자 전 씨는 “사기 방팅이 많다는 건 아는데 오늘 우리는 여자들이랑 재밌게 놀려는 자리”라며 안심시켰다.
방팅 참가자들은 서로의 신원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모임에서 피해를 봐도 달리 손을 쓸 방법이 마땅치 않다. 방팅 참가자들은 대부분 별명이나 가명을 사용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윤 씨도 참가비를 챙겨 달아난 방장 A 씨를 고소하지 못했다. 그 대신 윤 씨는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술 방팅 상습사기단을 잡아 달라’는 글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방팅 사기의 경우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한 수사에 착수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박상준 speakup@donga.com·김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