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명복을 빕니다]1980년대 한국경제 고속성장 이끌어

입력 | 2019-02-01 03:00:00

‘1세대 서강학파’ 김만제 前 부총리




김만제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사진)이 3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1934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덴버대 경제학 학사, 미주리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해선 서강대(1966∼1970년)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와 함께 ‘1세대 서강학파 트로이카’로 불린다.

김 전 부총리는 서강대 재직 시절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작업에 참여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발탁됐다. 박 전 대통령이 “경제정책을 연구할 전문가 집단을 육성하자”고 제안하자 김 전 부총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인 경제학자 12명을 모아 1971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출범시켰다.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구본호 전 울산대 총장 등이 그의 부름을 받았다.

한미은행 초대 은행장(1982∼1983년)을 거쳐 재무부 장관(1983∼1985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1986∼1987년)을 지내며 관료로서 1980년대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기를 이끌었다.

이후 고려증권 경제연구소 회장(1989∼1991년), 삼성생명보험 회장(1991∼1992년), 포항제철 4대 회장(1994∼1998년) 등 민간 경제 현장에 몸담았다. 포항제철이 외부 출신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한 건 김 전 부총리가 처음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맡으며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다.

2000년에는 제16대 한나라당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해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의정활동 기간에는 정치에 시장 원칙을 접목하는 경제브레인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낙동경제포럼 이사장, 산학연구원 이사장, 대한민국 발전포럼 고문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구혜 여사, 아들 성우 씨, 딸 지영 지수 씨, 사위 윤종수 김용성 씨, 며느리 함지은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7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