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판결’ 싸고 여야 극한대치 與 “사법 적폐사단의 조직적 저항”, 野 “대통령 댓글조작 알았나 답해야” 탄력근로 논의 등 현안 올스톱 우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공모 혐의로 법정 구속된 후 더불어민주당이 ‘사법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면서 설 연휴를 앞둔 정국이 아노미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집권 여당은 사법부를 적폐 세력으로 몰고, 제1야당은 문 대통령의 정통성을 문제 삼으면서 서로 뒤엉킨 사생결단식 대치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김 지사 구속에 대처하기 위해 ‘사법농단 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며 재판부를 재차 비난했다. 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최고위원은 31일 당 유튜브 채널 ‘씀’에서 “(사법부) 재판에 대해서도 행정부나 입법부가 문제 제기할 수 있게 돼 있다. 삼권분립은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가 서로 견제해 균형을 이루는 것이 헌법의 기본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정 대변인도 “사법부 판단이 문제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관계없는 국민의 권리”라고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이번 판결에 대해 “사법부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양승태(전 대법원장) 적폐사단의 조직적 저항이다. 촛불로 이뤄낸 탄핵과 대선 결과를 부정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구속된 김 지사는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유죄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진실을 향한 긴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판결의 부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재판 불복’을 ‘반(反)헌법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삼권분립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집권당이 ‘적폐 판사의 보복 재판’이라는 식으로 공격하고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그 자체가 헌정 질서를 흔드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관련 의혹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정조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은 김 지사의 댓글조작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답하라”고 말했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최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