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 내주 초 발표”
美 비건-北 김혁철 판문점 협상서 안건 조율할 듯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News1
1일 미국 국무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 정상회담의 실무협상 대표 격인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는 3일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서울에서 지난달 스웨덴 남북미 3자 회동의 우리 측 대표이자 한미 워킹그룹의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먼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북한 측이 ‘밀접한 대화’를 위해 평양을 실무협상 장소로 제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어 비건 특별대표가 서울 방문 후 전격 평양행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미국의 명절은 아니지만 비건 특별대표의 설 연휴 기간 동안의 ‘한반도 출장’ 일정은 북미가 2월 말로 예정한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 준다.
북미의 발 빠른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를 다음 주 초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 대부분이 정상회담의 장소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 발언 역시 북미의 ‘발 빠른’ 대화를 엿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미의 첫 정상회담을 예로 들어 정상회담의 준비 기간에만 한 달 가까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북미는 이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과 준비를 개최지에서도 사실상 완료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는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와 휴양지인 다낭이 유력하게 떠오른 상황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이미 아시아에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단을 파견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북미는 설 연휴 계기 실무협상을 통해 2월 말 정상회담을 확정 지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추진 중인 3·1절 100주년 기념행사가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현실적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 간 ‘이벤트’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북미 모두 한국, 남측을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로 상정해 협상의 당사자로 인정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3.1절 행사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북미 백악관 회동 사진. 맨 왼쪽 붉은 원 안이 김혁철이다. © News1
북한 당국은 북미 회담에 나서는 김혁철의 정확한 직책을 공식 발표하진 않고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 그가 ‘대미특별대표’라는 직함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는 있다.
정부는 외무성 출신의 김혁철이 북핵 문제의 전략을 짜는 일에 관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국무위원회의 소속으로 비핵화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미는 이번 설 연휴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이에 따른 상응조치를 중심으로 한 정상회담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먼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언급했으니 영변에 집중하고 다른 것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 역시 비건 특별대표의 한반도 출장을 발표하며 북미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진전시킬 후속 조치와 부미 정상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에 대한 추가적 진전을 이뤄내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