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명절인 설날 연휴에도 쉬지 않고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을 조사하는 등 막바지 수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고 추가 조사를 거쳐 설 연휴 직후 그를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최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간을 연장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연장하면서 이날부터 시작되는 5일간의 설 연휴 동안에도 그를 한두 차례 비공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현재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그는 구속 이후 구치소와 검찰청을 오가며 지난달 25일과 28일 출석하는 등 두 차례 이상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의 조사는 틈틈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방대하고 이 사건의 정점으로 꼽히는 만큼 의혹 전반에 관해 확인할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의 혐의는 4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 배당 조작 및 정치인 재판청탁 의혹 등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의혹들도 개입 여부 등을 추가 확인 중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한은 오는 12일까지다. 검찰은 이 기간 내 이 사건의 최고 결정권자로 지목되는 양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 핵심 인물들을 우선 일괄적으로 재판에 넘길 전망이다.
다만 법원행정처 등에서 근무했던 전·현직 판사들은 개개인의 관여 정도 및 조사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최근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이후 임 전 차장의 조사는 처음이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조사가 필요하다며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해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전 차장은 지난달 30일 본인이 직접 출석해야 하는 첫 공판기일이 예정돼 있었으나 그 전날 변호인들이 전격적으로 모두 사임하면서 재판 일정이 미뤄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 이후에도 기존과 같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진들이 한 일’이라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취지로, 향후 법정에서 본격적인 법리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해 6월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바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지난달 11일 첫 검찰 출석 전 대법원 앞에서 밝힌 입장표명에서는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