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방지, 방음, 전파방해 시설 등 ‘빼곡’ 文대통령, 평소 ‘인수문’ 열어두라 말해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평양으로 향하기 위해 관저를 나서고 있다. 반려견인 풍산개 마루가 꼬리를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2018.9.18/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누가봐도 현재 관저가 갖고 있는 사용상 불편한 점, 풍수상 불길한 점을 생각했을 때 옮겨야 하는데…”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이 지난 1월4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과 관련해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한 말이다.
이날 유 위원이 언급한 ‘풍수상 불길한 점’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대통령 관저’ 터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역대 대통령들의 ‘비극적 삶’이 그 방증이다.
이후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도 같은 얘기를 했다. 승 위원장은 지난 1월28일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승효상에게 한국 건축을 묻다’ 행사에서 “지금의 대통령 관저는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이 아니다. 차기에라도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 옮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승 위원장은 “북악산에서 내려오는 축을 시민에게 온전히 돌려주려면 관저를 이전해야 한다”며 “광화문광장에서 경복궁을 통해 북악산으로 올라갈 때 관저를 통해서 가는 게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승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였던 2017년 10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상춘포럼’에 첫 강연자로 참석해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호·보안 문제라면 관저라도 먼저 이전시켰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당시 승씨는 이같은 의견을 낸 데에 자신이 풍수지리 신봉자는 아니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후일이 좋지 못한 이유는 ‘청와대가 풍수지리상 그리 좋은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지 않나’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금 수감중인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황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통상 풍수가들은, 관저가 북악산 바위의 강한 살기(殺氣)가 그대로 내리꽂히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들어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오래 전부터 해 왔다. 관저 자리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라 센 기운을 받아낼 수 있는 사찰이 있어야할 자리라는 것이다. 대신 관저 길 건너 ‘조선의 궁’이었던 경복궁이 ‘길지’라고들 말한다.
이와 관련 지금 이 곳에 거주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평소 부속실 직원들에게 관저 앞 ‘인수문’을 열어놓으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민국 국가 최고등급의 보안시설인 대통령 관저에는 각종 방음, 전파방해, 도청방지 시설 등이 빼곡히 들어차 평소 대통령 부부가 다소 답답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인수문을 열어서 바람이 통하게 해야 사람도 들고 바람도 든다고 얘기한 적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