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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악동 버릇’ 마흔까지… 플레이 불만에 그린 6차례나 훼손

입력 | 2019-02-07 03:00:00

사우디대회 3라운드 뒤 실격처리, 2017 ‘그린재킷’ 등 명성 와르르




“골프는 배려와 매너 운동이다. 인성부터 갖춰라.”

2017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39·스페인·사진)의 비상식적 행동에 대한 골프팬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이코노믹시티 로열 그린스CC(파70)에서 열린 유러피안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 3라운드. 가르시아는 1오버파 71타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지만 경기위원회는 실격 처분을 내렸다. 이날 자신의 만족스럽지 못한 플레이에 화를 참지 못한 가르시아는 무려 6개의 그린에서 골프화를 질질 끌며 걷고 퍼터로 내리쳐 그린을 훼손시켰기 때문이다.

대회 주최 측은 동반 선수와 바로 뒤의 조 선수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골프규칙 1조2a항(플레이어는 동반 선수를 배려해야 하고 코스를 보호해야 한다)을 적용해 가르시아의 3라운드 기록을 취소하고 컷 탈락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외신들은 “공식 대회에서 1조2a항으로 실격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필드의 악동’으로 악명 높은 가르시아의 분노조절 장애 같은 돌출 행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한 2002년 코오롱배 한국오픈(한양CC) 당시 가르시아는 갤러리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골프채로 갤러리를 때리려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2007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CA챔피언십에서는 퍼팅에 실패한 홀 안에 침을 뱉기도 했다.

한동안 부진했던 가르시아는 지난해 유럽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의 유럽 팀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라이더컵 통산 승점 25.5점(41전 22승 7무 12패)으로 닉 팔도(영국)의 종전 기록(25점)을 넘어서며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골프는 자기 자신이 심판인 독특한 종목이다. TV 중계가 모든 선수를 커버할 수 없고 경기위원이 모든 선수를 따라 다닐 수 없기에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으면 스포츠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그렇기에 가르시아의 이번 ‘막장 행동’은 과연 그가 ‘유러피안투어 명예 종신 회원’의 자격이 있는지 되묻게 한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