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방선거 때도 ‘北風’ 영향” 황교안 뺀 당권주자 7명 연기 요구… 黨지도부, 일정 변경 논의하기로 온라인 관심, 황교안〉홍준표〉오세훈
“배(지지율)를 띄워 보려 하면 꼭 북풍(北風)이 불어온다.”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유탄을 맞자 당 안팎에선 이런 말이 나왔다. 전당대회 날짜가 27, 28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과 겹쳐 ‘컨벤션 효과’가 줄어들 게 확실시되자 대부분 당권 주자들은 전대 일정을 연기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전당대회 일정 변경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김진태 심재철 안상수 오세훈 정우택 주호영 홍준표(이상 가나다순) 등 당권 주자 8명 중 7명은 이날 일제히 전대 연기를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라며 “한 달 이상 전대를 연기해야 한다”고 했다. 7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의 중요한 행사가 외부 요인에 영향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보수 진영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당권 주자는 “대구경북(TK) 지역에 ‘황교안 쏠림 현상’이 또렷하게 나타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날 황 전 총리는 “일정(27일)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만 당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면 그 뜻을 존중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당은 7일과 8일 각각 당 비대위와 당 선관위에서 전대 연기론을 정식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무관하게 한국당은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 오 전 시장 등 원외 3강을 포함해 8인 후보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전대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설 연휴 동안 수도권의 소외계층과 TK 지역을 각각 공략한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은 7일부터 한국당의 본산인 TK 지역을 다시 찾는다. 홍 전 대표도 8일 경남 창원 지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현장 행보를 시작한다.
한편 빅3 당권 주자들을 향한 온라인 여론을 구글 트렌드로 분석한 결과 평균 관심도가 황 전 총리 42, 홍 전 대표 25, 오 전 시장 12 순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인 2일 0시부터 6일 낮 12시까지 이들과 관련된 검색어가 얼마나 온라인에서 검색됐는지를 보여주는 ‘상대적 검색 빈도’로서, 여론조사상 지지율과는 다른 수치다.
이에 따르면 황 전 총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페이스북에서 “민생경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 오만과 폭주가 극에 달했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다음 날인 5일 오전 6시에는 모든 후보 중 가장 높은 관심도(100)를 기록했다. 홍 전 대표는 강원도와 광주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고루 높은 관심을 받아 지지층과 비판층 모두에게 화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3, 4일 페이스북에 “태극기의 장외투쟁에 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글을 연달아 올린 직후엔 관심도가 잠시 최고치를 찍었다. 오 전 시장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JTBC 손석희 대표이사는) 상당히 신뢰가 허물어졌다” 등 과감한 발언을 쏟아놓은 4일에는 오후 10시 최고 관심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