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새해 첫 1000만 영화 등극
영화 ‘극한직업’의 형사들이 국제 마약 조직의 아지트 맞은편 치킨집에서 손님인 척 잠복 수사를 하고 있다. ‘고반장’ 역할을 맡은 류승룡(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이번 영화로 ‘4000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설 연휴 직전인 1일 이미 관객 500만 명을 넘었다. 연휴가 시작한 뒤에는 하루 평균 1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가파른 속도로 흥행했다. 지난해 8월 ‘신과 함께-인과 연’에 이어 역대 23번째 천만 영화. 흥행 속도는 ‘명량’, ‘신과 함께-인과 연’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다.
‘극한직업’의 흥행 요인으로는 심각한 메시지나 억지 감동보다 철저히 웃음을 공략한 것이 꼽힌다. 영화를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기획 의도로 “제대로 웃기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을 정도다. 줄거리도 단순하고, 마약 수사라는 소재도 새롭진 않지만 러닝타임 내내 유머가 이어져 지루하지 않다. 영화 ‘완벽한 타인’의 시나리오를 쓴 배세영 작가의 톡톡 튀는 대사도 돋보인다.
남녀노소 모두가 친숙한 ‘치킨’이 전면에 등장한 것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치 ‘배달의민족’ 광고를 보는 듯 치킨 요리 과정을 클로즈업한 화면, 치킨을 한 입 베어 물 때 ‘와그작’ 소리를 강조한 장면이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에 나왔던 ‘수원왕갈비통닭’이 실제 수원 통닭 골목에 등장하는가 하면, 수원시가 패러디 영상을 제작해 지역 음식 알리기에 나서는 등 반응이 뜨겁다. 제작진이 직접 만든 ‘수원왕갈비통닭’ 레시피가 소셜 미디어에 공유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지은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 과장은 “어수룩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등장인물의 활약상에 팍팍한 생업 전선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 관객들이 통쾌함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