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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센터장 “연휴에 응급의료는 재난…몸 세 개, 머리 두 개였어야”

입력 | 2019-02-07 16:40:00

사진=동아일보DB


설 전날인 4일 병원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1)은 설 명절 응급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초과근무를 하다가 과로사한 것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은 보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달콤한 휴식이 보장된 명절 연휴가 윤한덕 센터장에겐 재난 상황과 다름없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그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한덕 센터장은 2017년 추석을 약 한 달 앞두고 페이스북 계정에 “10월 2일이 공휴일이 되어 연휴가 열흘! 응급의료는 그것만으로도 재난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2017년은 추석에 임시공휴일, 개천절, 한글날, 주말 등이 앞뒤로 붙어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간 연휴가 이어진 해다.

윤한덕 센터장은 며칠 후 “오늘은 몸이 세 개, 머리가 두 개였어야 했다. 내일은 몇 개 필요할까?”라며 부족한 응급의료 인력에 한탄했다.

윤한덕 센터장은 며칠 뒤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을 익명으로 소개하며 “똑똑하고 일을 잘 해서 존경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일할 때 자신을 버리고 몰입할 줄 안다”고 칭찬했다.

윤한덕 센터장도 올 명절 연휴에도 휴식을 포기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공식 일과를 마친 후에도 퇴근하지 않고 센터장실에 남았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이날도 윤한덕 센터장이 전국 각지에서 생기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을 점검하려고 퇴근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병원 직원들의 눈에 윤한덕 센터장이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1일 오후 8시경 동료 의사와 저녁을 함께 먹고 각자 업무 위치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윤 센터장의 아내는 1일 이후 윤 센터장과 연락이 닿지 않자 4일 직접 병원 집무실을 찾았고, 직원들과 함께 숨진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