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교서서 첨단기술 투자 강조…“미래산업 투자는 선택 아닌 필수” 연방정부 DB활용 행정명령 준비…한국 5G업체 확보방안도 추진
미국이 첨단산업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에 맞서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을 집중 육성하는 ‘트럼프식 기술굴기’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미래 첨단기술 투자를 강조하며 포문을 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이 AI와 5G 기술 육성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두 분야는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영역”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정연설에서 “(의원) 여러분과 첨단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 등 중요한 신규 인프라 투자를 위한 법안을 위해 협력하길 간절히 원한다”며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 관리는 WSJ에 “화요일 연설(국정연설)에서 언급은 간략했지만 그보다 더 큰 노력을 예고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첨단기술에서 미국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행정명령들을 곧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AI와 관련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선두 주자지만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AI 분야의 선두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5G 분야에서 중국의 위협은 현실이 됐다.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가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을 장악하면서 중국의 기술굴기가 미국의 안보와 경제적 위협으로 떠올랐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제조 2025’ 등 첨단기술 육성 정책과 기술 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취 등에 대한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혁신 고문으로 활동했던 앨릭 로스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인터넷 시장의 초기 25년간 승리했지만 앞으로 15년간도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AI와 같은 분야에서 노력하지 않으면 우위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행정명령에는 AI 기술 확산을 위해 연방정부의 방대한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대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정부가 ‘AI 기술의 인큐베이터’가 되겠다는 것이다. 5G 기술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진출을 유도하고, 중국 기업을 대체할 한국과 일본의 장비 공급 업체를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클 크래치오스 백악관 수석기술정책 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AI, 5G, 양자과학, 첨단 제조 분야의 미국 리더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미국 혁신 생태계가 수세대에 걸쳐 세계의 부러움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며 미래 기술 투자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