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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쉽게 못 보게” 한국전력 투지는 현재진행형

입력 | 2019-02-08 06:30:00

한국전력 서재덕. 사진제공|KOVO


“마무리라도 잘해야 한다. 상대가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하게 하고 싶다.”

331일, 29경기가 걸렸다. 한국전력은 꼬박 1년여 만에 세트스코어 3-0 완승, 이른바 ‘셧아웃’ 승리를 맛봤다. 갖은 악재 속에도 투지만큼은 잃지 않은 한국전력은 다음 시즌을 향한 자양분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한국전력은 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시즌 3승26패(승점 16)째.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56)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승리였다. 지난 시즌 신인왕 세터 이호건은 서재덕(19득점), 최홍석(12득점), 최석기, 신으뜸(이상 6득점) 등 공격 자원을 입맛대로 활용했다.

서브 리시브와 블로킹에서도 선두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모든 면이 완벽한 승리였다.

한국전력은 2라운드 막판부터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교체로 들어온 아텀이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능성을 보이던 신예 김인혁마저 최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베테랑 세터 강민웅도 최근 재수술을 받았다. 악재에 악재가 겹치는 시즌이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 아홉 차례나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3승에 불과한 데도 승점 16점을 챙긴 이유다. ‘경기 초반 앞서다 뒤집힌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전력 자체가 약한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과 투지가 돋보인다. 적장으로부터 “근성이 대단하다. 상대하기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이끌어낼 정도다.

매 경기 파이팅을 앞장서서 이끄는 서재덕은 올 시즌 종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팀을 떠난다. 비시즌 투자와 외국인 선수 선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주포가 떠나니 한국전력의 다음 시즌 역시 장밋빛으로 낙관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마무리가 더욱 중요하다. 분위기를 바꾸고 패배의식을 걷어낸 뒤 시즌을 종료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7일 승리 후 서재덕은 “선두 싸움이 치열한데 우리도 경기하는 재미를 봤으면 좋겠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당장 올 시즌 때문이 아니다. 서재덕은 “비록 나는 팀을 2년간 떠나지만 한국전력에는 다음 시즌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올 시즌 마무리라도 잘해야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다짐했다. 다음 시즌을 위한 패배의식 탈출. 남은 경기 전승을 거두더라도 탈꼴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국전력이 매 경기 투지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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