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6일 ‘한국인들이 꿈꾸는 직업? 공무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무원시험(공시) 합격률이 2.4%로 지난해 하버드대 지원자 합격률 4.59%보다 낮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의 경제성장이 느려져 젊은이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공 분야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합격률을 단순 비교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버드대 입학보다 좁은 문이라고 강조함으로써 한국의 공시 과열을 꼬집은 것이다. 한국의 공시 열풍이 외신의 관심거리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PRI는 그 원인을 “경기가 나빠도 정부는 계속 공무원을 채용하고, 공무원은 정년까지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사회에서 공무원이 ‘꿈의 직장’이 된 것은 경기침체 탓도 있지만 근무 강도에 비해 경제적 혜택이 크고 신분 보장이 확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전체 공무원의 평균 연봉은 6264만 원으로 민간 부문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게다가 호봉제에 따라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올라가고, 민간기업과 달리 업무성과가 나빠도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시에 매달리는 것은 청년 입장에선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우수한 인재가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것을 무턱대고 비난할 수는 없다. 문제는 공무원을 꿈꾸는 이유가 ‘공공에 봉사’하겠다는 신념의 발로라기보다 안정성과 비경쟁적 업무환경을 추구하는 심리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공무원이 된 뒤 기득권에 안주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