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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예비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10조원’ 규모의 넥슨 인수전에 카카오보다 넷마블이 좀더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두 회사 지분을 모두 갖고 있는 중국 텐센트는 어느 쪽이 인수하던 넥슨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넥슨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에 넷마블 지분 17.7%를 보유한 3대주주 텐센트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넷마블의 넥슨 인수 가능성에 좀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8일 넷마블이 전일대비 8.68% 오른 주당 11만9000원에 장을 마감한 것이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넷마블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에 비해 카카오의 움직임은 매우 더딘 편이다. 카카오는 넷마블보다 먼저 넥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넷마블이 넥슨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낸 데다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한 텐센트가 넷마블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카카오의 계획이 틀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넷마블이 넥슨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카카오는 넥슨 인수에 대해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면서 “입찰에 참여할지말지도 아직 검토중”이라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넷마블은 “카카오는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인수의향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그런 점에서 엄연하게 입장차이가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카카오와 넷마블의 지분을 모두 갖고 있는 텐센트는 왜 넷마블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게임회사간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노렸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넥슨은 ‘카트라이트’를 비롯해 ‘던전앤파이터’ 등 수십종의 인기게임 지적재산권(IP)를 보유한 명실상부 한국게임 1위기업이다. 그만큼 게임에 대한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넷마블이 인수했을 경우에 본질적인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으면서 사업적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넷마블도 지난달 31일 넥슨 인수의향을 공식화하면서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으로, 해외 매각시 대한민국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자금력을 고려하면 카카오가 게임콘텐츠에 집중투자하는 것은 중장기적 플랫폼 사업확대 방향성에 부적절할 것”이라며 넷마블의 인수 가능성을 더 높게 전망했다.
한편 넥슨의 매각은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NXC 지분을 매각하려는 것이다. NXC는 넥슨의 지주사로, 넥슨재팬의 지분을 47.98% 보유하고 있다. 일본 상장사인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를 비롯해 수많은 국내외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넥슨의 실질적인 몸통회사다. 이번 매각의 주간사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