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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건군절 기념식 열병식 없이 조용히 치러

입력 | 2019-02-11 03:00:00

예년과 달리 군사활동 최소화… 김정은, 인민무력성 방문
북미회담 앞 美자극 않으려한듯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71주년 건군절 기념식은 예년과 달리 조용하게 치러졌다. 전략무기를 과시하기 위한 열병식이나 보고대회도 없었다. 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에서 북-미 양국 간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군사 활동을 최소화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했다.

조선중앙TV가 9일 방영한 25분 분량의 영상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창건 71주년을 맞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함께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별관에서 진행된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는 김 위원장이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영상을 편집해 만든 25분 분량의 기록영화가 방영됐고 참석자들은 경축 공연 ‘우리의 국가’를 지켜봤다. 이번 기념식에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수용, 김평해, 태종수, 오수용, 김영철 부위원장 등 당 간부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김영철 왼쪽에 서서 공연 등을 관람했다. 지난해까지 건군절 때는 열병식, 보고대회 등 강경한 군사적 행보를 보인 것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한편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공사는 이번 건군절 행사에서 북한은 핵 보유 자신감을 강하게 비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8일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은 건군절 행사에 김 위원장이 북한군의 모든 군단장, 사단장, 여단장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태 전 공사는 “육해공군의 작전부대 지휘관이 자리를 비웠다는 건 핵무기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자신감을 보여준다”며 “핵미사일을 지휘하는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행사장에 보이지 않았는데 다른 지휘관은 자리를 비워도 핵미사일 지휘관은 상시 대기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