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까talk]새롭게 뜨는 ‘사운드 힐링’
7일 서울 강남구 디지바이브 스튜디오에서 핸드팬 연주자 조현 씨(오른쪽)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뒤의 길쭉한 악기는 ‘디저리두’, 오른쪽의 둥근 악기는 ‘공’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8일 서울 강남구 디지바이브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묘한 소리가 심장을 울렸다. 양반다리로 앉은 남녀 다섯이 솥뚜껑처럼 생긴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터치감이 중요합니다. 구석구석 두드리며 소리를 느껴보세요.” 디지바이브 대표이자 핸드팬 연주자인 조현 씨(34)가 말했다.
이날 수업은 ‘사운드 힐링’. 스위스에서 2000년에 처음 만들어진 뒤 유럽 인도를 거쳐 2014년 국내에 도입된 ‘핸드팬’을 가르친다. 조 씨는 “지난해 봄부터 부쩍 수강 문의가 늘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수강생인 김민정 씨(38)는 핸드팬의 매력을 “공명하는 음색이 몽환적이면서 편안하다. 손으로 두드리는 타악기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1월 31일 서울 강남구 젠테라피 네츄럴 힐링센터에서 열린 ‘사운드 배스’ 수업. 수강생들이 크리스털 싱잉볼, 오션 드럼, 핸드팬, 칼림바 등의 소리를 들으며 명상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특히 힐링 악기는 ‘힙’한 이미지로 젊은층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핸드팬을 시작으로 디저리두, 칼림바, 싱잉볼, 인디언 플루트 등 다양한 악기로 관심이 옮겨 붙었다. 지난해 말에는 처음으로 국내 핸드팬 제작업체도 문을 열었다. 서울 마포구 나모리 젬베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디저리두 오픈 클래스 등 관련 강좌도 늘어나는 추세다.
천 씨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이완과 명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간편하고 쉬운 힐링을 원하는 이들이 프로그램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수업에 참여한 한모 씨(36)는 “평소 불면증으로 고생해 생각을 덜어내려고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요가·명상 분야에서도 사운드 힐링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명상 인구가 늘면서 업계에서는 소리로 간편하게 명상에 입문할 수 있는 사운드 힐링에 눈을 돌리고 있다. 물속에서 진동을 경험하는 독일의 대표적인 사운드 힐링 프로그램 ‘페터 헤스’를 소개하는 기관도 등장했다. 크기가 작은 악기를 들고 다니며 나 홀로 힐링을 하기도 한다.
러쉬 스파의 ‘더 사운드 배스’는 귀에 꽂는 이어 캔들과 튜닝포크(소리굽 쇠)를 이용한 프로그램이다. 러쉬코리아 제공
김민 kimmin@donga.com·이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