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 고영한 임종헌도 재판 넘겨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수감 중)이 형사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 직무 관련 혐의로 기소된 건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1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지연에 개입하고,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A4용지 296쪽 분량의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은 모두 47개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등 7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박병대(62), 고영한 전 대법관(64)을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고, 재판 중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을 같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100여 명 가운데 범죄에 가담한 법관을 이달 안에 추가 기소하고, ‘재판 청탁’ 의혹을 받는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를 다음 달 중 끝낼 방침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