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규모 4.0 넘는 지진… 1978년 관측이래 유일한 도시 전문가 “동일본 대지진 여파인듯, 규모 7.0 대비한 내진설계 필요”
10일 낮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4.1의 지진은 다행히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포항은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처음으로 3년 연속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도시가 됐다. 포항에선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지난해 2월 11일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10일 지진은 2017년과 지난해 지진과는 다른 단층대에서 발생했다. 포항을 비롯한 동남부 지역에서 추가 지진 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포항 등에서 잇달아 강한 지진이 나타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0)의 여파로 보는 시각이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지각 전체가 동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지반이 약해졌고, 내부 에너지가 쉽게 방출돼 지진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한반도에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건 총 10번이다. 그중 5번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나타났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경주나 포항 등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한 이후 도미노처럼 주변에 에너지가 퍼져 추가 여진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발생한 2.0 이상의 여진은 100회에 이른다. 홍 교수는 “10일 지진이 또 어느 지각의 응력을 자극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개인적으로 포항과 울진 사이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2017년 지진 직후 액상화(지하수가 지진으로 땅 위로 올라와 땅이 늪처럼 말랑말랑해지는 것) 현상을 보인 포항은 지진에 더 취약한 상태다. 모래 위주의 퇴적암으로 된 지형이라 지하수를 머금은 물렁한 지반은 같은 강도의 지진파라도 다른 지반보다 더 강하게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 공사를 튼튼하게 하지 않으면 건물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은 “내진 설계 및 기초 공사를 제대로 해야 향후 여진이나 새로운 지진에 견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