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차남, 신당 지지 발언… 친형 리셴룽 총리에 날 세워 3대 권력이양 놓고 힘겨루기
동아일보 DB
사건의 발단은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일 리 전 총리의 차남 리셴양(李顯陽·62)이 포장마차 거리에서 토니 탄 전 싱가포르 대통령(79)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이 촬영됐고 이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두 사람의 아침식사가 화제가 된 것은 리셴양이 친형이자 현 총리인 리셴룽(李顯龍·68)에게 맞서 탄 전 대통령과 따로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앞서 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 싱가포르를 만들고 싶다”며 총선에 앞서 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형과 수년째 대립 각을 세우는 리셴양은 “신당 창당은 좋은 일이다. (탄 전 대통령은 신당에) 어울리는 지도자”라며 지지했다.
현지 언론들은 리 전 총리의 두 아들이 자신의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벌써부터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셴룽 총리의 후계자로 아들 홍이(32)가 지목되고 있으나 리셴양의 아들인 셴우(34)도 후계 구도에 포함된다. 두 사람은 리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각각 추도사를 읽었다. 2017년 리셴양은 “(리셴룽 총리가) 아들 홍이를 후계자로 삼으려고 한다”며 비난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