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둔화’ 판단을 4개월째 이어갔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에 대해서도 “위축된 모습”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최근까지 수출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은 기재부와 인식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저조한 2.5%에 그칠 전망이다.
KDI는 12일 발표한 ‘KDI 경제 동향’ 2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과 수요 측면에서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생산·투자 모두 부진했다. 2018년 12월 전(全)산업생산은 지표는 전월(0.6%)보다 낮은 0.3%에 불과했다. 12월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4.8%)의 기저효과에도 1.6% 증가하는 데 그쳤고 계절변동요인을 제거하고도 1.4% 줄어 전월(-1.6%)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8년 12월 자동차가 18.9% 증가했으나 이는 작년 12월(-29.2%) 파업 등 조업일수 감소에 의한 기저효과 덕분이다. 서비스업생산도 보건 및 사회복지(8.9%)가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나머지 업종에서 증가세가 미약해 전월(1.1%)보다 낮은 0.8% 증가를 기록했다. 건설업생산은 9.5% 감소하며 전월(-10.4%)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8년 12월 설비투자지수도 14.5% 감소하며 전월(-9.3%)에 비해 더 떨어졌다. 작년 10월 10.0% 증가 이후 2개월째 감소세다. 기계류가 21.1%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하락 폭을 키웠다.
건설투자지표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물가상승분을 포함하지 않은 건설업체 시공 실적액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이 전월(-10.4%)에 이어 9.5% 줄어들었다. 물가상승분을 포함한 건설발주자-건설업체 간 계약액을 알리는 건설수주(경상)도 7.0% 감소했다.
KDI는 수출에 대해서도 “위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에 대한 우려는 3개월째다. 작년 12월 “수출이 위축됐다”며 관련 우려를 처음 내보인 뒤 지난달에도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보다 더 짙은 우려를 표하는 모양새다. 기재부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2019년 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2018년 연간으로 사상 최초 6000억달러를 상회했다” “전반적으로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양호한 수출 등은 긍정적 요인” 등으로 평가한 바 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올 1월 수출은 5.8% 감소해 전월(-1.3%)보다 증가율이 낮았다. 반도체(-8.3%→-23.3%), 석유화학(-6.3%→-5.3%), 석유제품(6.3%→-4.8%), 선박(26.4%→-17.8%) 등 주요 품목이 감소세로 돌아섰거나 부진이 심화됐다. 무역수지 흑자 폭도 13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34억3000만달러)보다 나빴다.
2018년 12월 소매판매액이 3.0%를 기록, 전월(1.0%)보다 높았으나 2018년 평균(4.2%)보다 증가 폭은 낮았다. 민간소비 증가세가 다소 미약하다는 평가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