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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쓰면 보증금 물린다

입력 | 2019-02-13 03:00:00

환경부, 이르면 내년 부활 추진




이르면 내년부터 커피전문점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에 음료를 담아 가져갈 때 컵 보증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없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11년 만에 부활시키는 것이다. 가파르게 늘어나는 일회용품 쓰레기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환경부는 12일 올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 이르면 내년에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는 2002년 환경부가 업계와 자율 협약을 맺어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컵 회수율이 37%로 저조한 데다 보증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커 2008년 폐지했다. 당시 컵 보증금은 50∼100원이었다.

환경부는 이런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 법으로 명문화할 계획이다. 이미 2016년 8월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은 일회용 컵에 보증금을 붙여 판매대금을 높이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에선 보증금 액수나 보증금 관리 등 구체적 내용은 환경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 법이 통과되면 업계와 시민단체 등과 협의해 보증금을 얼마로 할지, 이를 위반한 경우 어떤 제재를 내릴지 정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해 왔다.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실 때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했다. 텀블러를 가져가면 음료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안도 도입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도 이런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보증금 제도로 컵 회수율이 올라가면 일반 쓰레기로 마구 버려지는 컵의 재활용이 쉬워진다. 또 텀블러 사용이 늘면 일회용 컵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2017년 환경부가 성인 남녀 200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에 71.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1.8%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텀블러 등을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와 별개로 올 상반기 종이컵과 빨대 등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일회용품 감축 방안을 발표한다. 이를 통해 올해 일회용 컵 사용을 40억 개 이하로 줄이는 게 목표다. 2015년 전국에서 소비된 일회용 컵은 61억 개로 추산된다. 이 중 30%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접하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