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주·차한성·이규진 등 최소 7명 법관탄압 ‘공모’ 강형주 ‘물의야기 법관’ 부당 인사조치에 다수 연루
고영한, 차한성, 양승태, 권순일, 박병대(왼쪽부터). © News1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의 공소장에 여러명의 전현직 법관들이 ‘공범’으로 기록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현직 권순일 대법관(60·14기)도 포함돼 전직 대법원장·대법관에 이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법관까지 재판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권 대법관은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60·13기) 등과 함께 법원 내 비판세력 탄압에 광범위하게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을 중심으로 이달 중 추가 기소되는 법관의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의 각종 사법농단 혐의에 최소 7명의 전현직 법관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현직인 권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2013년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에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여기에 포함된 법관에 대한 인사 조치 방안을 검토한 양 전 원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연루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차 전 대법관, 권 대법관 등이 법관 내부망 코트넷 게시판에 대법 판결을 비판하거나 정부 여당 측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는 판사들에 대해 변칙적 징계나 문책 수단으로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보고있다.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 © News1
강 전 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이나 당시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언사를 한 판사를 탄압하는 작업에 광범위하게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께 양 전 원장, 박 전 대법관 등과 공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1심 판결을 비판한 판사, 대법원의 사법정책을 비판한 판사,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반대 결정을 비판한 판사,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의원의 국회 공무집행방해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한 판사,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판사, 익명의 인터넷 카페 운영 판사 등을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하고 부당한 인사 조치를 내렸다.
한편 양 전 원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강제징용 사건 주심 김용덕 전 대법관도 양 전 원장 등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을 장기간 방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