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회에서 지지자들이 언론인을 공격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반(反)언론 정서가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연설이 열린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영국 언론 BBC 기자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 등을 보면 한 남성이 사람들을 거칠게 밀치며 취재 구역으로 접근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붉은 모자를 썼으며, 카메라 기자에게 접촉하고 욕설을 퍼붓다가 다른 남성에 의해 끌려 나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언론 및 관계 인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백악관 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사를 포함한 모든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폭력 행위를 비난한다”며 “행사 참석자라면 누구든 평화롭고 존중하는 자세를 취해달라”고 밝혔다.
집회를 주최한 ‘트럼프 2020’ 캠페인은 난동을 인정하며 보안 요원 및 경찰들의 신속한 행동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회를 주로 취재하는 다른 BBC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언론인 공격은 인기 있는 일이며,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이는 행사 취재를 위해 일부 매체들은 사설 보안업체를 고용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엘패소 집회에서의 사건이 언론인의 자유로운 취재 활동을 제한한 일인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언론인의 직무 수행 과정에 있어 모든 신체적 폭력을 단호히 규탄한다”며 “특히 수정헌법 제1조의 나라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