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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캠프 카지노 사건, 프로야구 경각심 갖는 계기

입력 | 2019-02-15 02:26:00

통상적으로 즐기던 파친코도 멀리하는 분위기



LG 트윈스 차우찬.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LG 트윈스 선수들의 카지노 출입이 프로야구 전체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통상적으로 즐기던 파친코도 금지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LG 선수들의 카지노 출입은 지난 12일 알려졌다. 야구 커뮤니티에 관련 사진이 올라오면서 ‘LG 선수들이 거액의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소문으로 증폭됐다.

LG 구단에 따르면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 심수창 등 4명이 캠프 휴식일에 저녁 식사 후 카지노를 찾아 500호주 달러(약 40만원)를 환전해 40분 가량 카지노에 머물렀다. 선수 별로 금액에는 차이가 있고, 참여하지 않고 구경만 한 선수도 있었다.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LG 구단은 선수들에게 엄중히 경고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경위서를 제출했다. 현재 KBO는 상벌위원회 개최를 포함해 다각도로 사안을 검토 중이다.

LG 구단과 해당 선수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구단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선수들은 물론 감독, 코치들까지 일본 캠프 기간 중에는 파친코를 즐기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건으로 파친코 출입까지 조심하는 분위기다.

이제 관심은 LG 선수들의 징계 여부로 향하고 있다. KBO는 고민이 깊다. 프로야구 야구규약에는 ‘도박 등 경기 외적인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 직무정지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나온다. 문제는 도박의 범위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호주의 카지노와 일본의 파친코 모두 현지에서는 합법이다. 호주와 일본 내국인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출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그 규모나 상습성 등에 따라서는 외환관리법 등 한국 형법의 적용을 받아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법무법인 창비의 김형진 변호사는 “카지노나 파친코 모두 출입 자체로는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논할 수 없다. 도박죄에 해당할 정도가 돼야 불법이라 판단할 수 있다”며 “관광객이 카지노에 가서 10달러 정도를 썼다고 해서 불법, 도박죄라고 처벌할 수 없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KBO가 명확히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KBO 차원에서 도박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쉽지 않다. 빈도, 금액 등을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결국 도박이냐 단순 오락이냐의 문제인데 그 경계를 나누기가 어렵다”며 “선수들의 사생활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선수들이 알아서 조심하고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긍정적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모 구단 관계자는 “LG의 카지노 사건이 알려지고 선수들 사이에서 파친코 출입을 자제하고 있는듯 하다”고 전했다. 자체적으로 파친코 출입을 금지한 구단도 있다.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평균연봉 1억원 시대도 열렸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는 선수들도 많다. 그만큼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수들이 조금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