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사진=동아일보 DB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진태·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징계 유예 결정에 대해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징계결정의 유예는 당규에 따른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징계유예라 하지만, 정확하게는 징계결정을 유예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규가 후보 보호 차원에서 후보등록을 한 후보자들에게 대해서는 징계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규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윤리위원회의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 저와 윤리위원장은 수많은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 수백통 수준이 아니라 수천통 수준이다. 징계를 하라, 하지마라, 엄하게 하라, 엄하게 하면 안 된다. 수많은 분들이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 조언들과 항의성 글, 그리고 심지어 당부와 읍소의 글까지 보내 오셨다"라며 "당 지도부의 입장은 처음부터 확고했다. 그것은 당헌 당규에 따르는 한편, 윤리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렇게 이루어진 결정을 두고 곳곳에서 따가운 지적들이 있다"라며 "징계결정을 유예한 일에 대한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당규를 무시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과연 타당한 주장이냐. 우리가 말하는 ‘법치’는 어떻게 하라고 그렇게 말씀하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지적하는 다른 당의 지도부와 당원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의 당은 당헌과 당규를 무시하고 있느냐. 당헌과 당규는 그냥 장식품으로, 국민들 눈을 가리기 위해 만들어 놓으신 거냐. 당헌과 당규의 모순을 지적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공당을 보고 당규를 무시하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은 도를 지나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일부에서는 김진태 의원과 김순례 의원이 당선되면 징계는 없던 일이 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라며 "윤리위원회는 당원이 아닌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고, 또 보장해야만 하는 기구다. 그러기 때문에 윤리위원회를 구성할 때는 위원장과 위원들의 인격과 중립성, 그리고 공정성 등을 크게 감안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윤리위원장만 해도 평검사 시절 현직 대통령 앞에서 대통령의 과거 잘못 된 행위를 당당히 지적한 분이다. 그래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사실, 제 자신 그런 강직함을 고려해 윤리위원장으로 모셨다. 또 그런 만큼 어떤 일이 있어도 그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실제로 그렇게 해 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를 윤리위원회에 회부를 했고 ‘주의’를 받았다. 저를 회부한 이유는 단순히 이번 일과 관련된 저의 잘못 때문만이 아니다. 당에서 열리는 각종의 공청회와 토론회 등에 관한 정보가 종합적으로 관리되는 시스템이 미비했는데, 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제 스스로 송구함의 뜻을 표한 것"이라며 "‘주의’ 조치를 받은 후 사무총장에게 다음 지도부에게라도 ‘의원들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14일 한국당은 당 중앙윤리위원회와 비대위를 잇따라 열고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종명 의원에 대해 제명 조치를 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선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