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의혹, 탈당 전력, 태극기부대 등 치열한 공방
자유한국당의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기호순)는 15일 첫 TV토론회에서 서로의 약점을 들춰내며 가시돋친 공방을 벌였다.
이날 경기 부천 OBS 방송국에서 진행된 경선 TV토론에서 황 후보는 당권을 잡을 경우 계파갈등 재연 우려에 대해 “당대표가 된다면 다시는 계파 문제가 언급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헌법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이 자유한국당 빅텐트에 다 모여 진정한 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강성보수 성향으로 인한 수도권 필패론에 대해서는 “자유우파의 가치와 정책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 나간다면 문재인 정부의 폭정, 한국당의 역량을 잘 이해하고 선택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수도권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오 후보는 “황교안 후보는 스스로 공안검사임을 자부하고 평생을 그 경력으로 쌓아오셨다”며 “강성우파, 이 성격 때문에 지금 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 하에 우리 당내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사실 오른 우파 정당에 맨 오른쪽에 계시면서 과연 중도를 향한 당의 외연합장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황 후보는 검증되지 않은 ‘정치신인’이라는 약점에 대해서는 “정치경험은 없지만 국정경험은 많이 있다”면서 “공직자였지만 치열한 싸움의 한복판에 있었던 경험이 있어 제1야당을 이끌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 후보는 황 후보의 장남 병역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제가 크게 우려하는 것은 (황 후보의)장남 병역특혜 문제”라며 “주특기도 바뀌고 보직도 갈수록 편한 보직으로 바꼈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우리 아들은 2년동안 현역으로 복무했고, 그 과정에 아무런 비리가 없었다”며 “중간에 보직이 변경됐다고 하는데 좋은 보직으로 된 것이 아니다. 당시 아들은 ‘기흉’이라는 질병을 앓고 치료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군대갔다. 인쇄소에 종이가루가 날리고 아주 치명적인데도 아무 말하지 않고 근무를 했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탈당과 복당 이력에 대한 당내 반감에 대해 “저는 보수를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다”며 “무상급식 주민 투표때 처참하게 쓰러졌었다. 보수의 가치를 위한 싸움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황 후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 문제로 중도 사퇴함으로써 보수가 어려워졌다”며 “결과적으로 보수의 확장을 오히려 막는, 어렵게 하는 그런 일을 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강성보수 이미지에 대해 “지금 이 시대의 보수우파 정신은 애국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너져 내려가는 나라를 어떻게든지 지켜보자는 게 지금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 정권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세력이 바로 태극기 세력”이라며 “때만 되면 언제는 극우세력이라고 그랬다가 언제는 끌어안아야 된다고 그랬다가, 더 이상 이분들을 이렇게 모욕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고는 “김진태가 당대표가 된다고 해서 탄핵에 찬성했던 분들, 탈당했던 분들 다 잘라내는 거 아니다”라며 “저는 의리의 김진태다. 정치에도 신의를 가지고 다 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후보는 태극기부대에 대해 “이 나라를 위해서 지금까지 헌신하신 분들이다. 거기에다 애국심까지 있는 분들이다”라면서도 “일부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우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개혁보수 성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오 후보는 “나라살림이 진보와 보수 양쪽날개로 균형을 잡는 것처럼 보수정당도 정통보수와 개혁보수가 균형을 이룰 때 앞으로 나아간다”며 “보수는 끊임없이 변화할 때 집권을 계속할 수 있다. 영국 보수당의 오랜 생존비결도 그런 것이었다”고 했다.
세 후보는 ‘5·18 폄훼’ 후폭풍에 대한 수습책도 제시했다.
오 후보는 “당 지도부가 바로 조취를 취했어야 했는데 처음에 좀 좌고우면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그러는 사이에 일주일 사이에 지지율이 빠졌다”며 “정치는 빠른 결단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느냐. 앞으로 당 대표가 되면 보다 과감하고 단호한 처리를 하겠다”고 했다.
황 후보는 “일부 의원들이 세간의 극단적인 주장에 동조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당 전체가 논란에 휩싸이게 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5.18은 역사적 아픔이고,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되는 교훈이다. 아픈 과거에 대한 논란을 만들어 내거나 피해자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우리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후보는 “5·18 정신을 폄훼한다거나 망언한다거나 5·18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알 권리 차원에서도 그걸 밝히는 게 좋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