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시인 진술 일관성 없어…항소심 당연히 이길 것”
고은 시인. 2017.9.1/뉴스1 © News1
법원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고은 시인(86)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58) 시인의 손을 들어주자 고 시인 측은 “이길 것으로 확신했는데, 택도 없는 판결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고 시인 측 변호인은 15일 판결과 관련해 “요새 분위기 때문인지 인민재판처럼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최 시인은 최종진술 때도 말을 바꿨을 정도로 진술에 일관성이 없었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굉장히 편파적인 재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추행 의혹으로) 고통받는 고 시인에게 오늘 판결 결과를 이야기하기 어려워 부인에게 ‘반만 이겼다’고 전했다”며 “여론재판이나 인민재판이 걱정됐는데 걱정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고 시인 측 변호인은 “항소는 당연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식적으로 판단을 하면 항소심에서는 당연히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 시인 측은 이때까지 아무런 증거를 내지 못한데다 말도 여러번 바꿨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상윤)는 이날 고 시인이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 이들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고 시인이 과거 여성문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최영미 시인의 주장에 대해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특별히 허위로 의심할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반면 해당 사건이 허위사실이라는 고 시인 측의 입증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진성 시인이 제기한 성추행 의혹은 허위사실이라고 봤다.
최 시인은 2017년 9월 한 인문교양 계간지에 고 시인을 암시하는 원로문인의 성추행 행적을 언급한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를 실었다. 이후 최 시인은 방송 뉴스에 출연해 고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고, 그가 바지 지퍼를 열고 만져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고 시인은 최 시인과 자신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박진성 시인, 이들의 폭로를 보도한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