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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탓 일자리 21만개 사라졌다

입력 | 2019-02-16 03:00:00

경제학 학술대회 ‘고용영향’ 분석
작년 줄어든 일자리 26% 영향, 일용직은 76%… 저소득층 더 타격
제조업-서비스업 모두 악영향




지난해 줄어든 일자리 4개 중 1개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정부가 강조하는 질 좋은 일자리인 상용직도 임금 인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의 소득을 높여 내수를 키우겠다는 정부 취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김대일,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효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17년 취업자는 31만6000명 늘었지만 2018년에는 증가폭이 9만7000명으로 급감했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로 2017년(7.3%)의 갑절 이상으로 뛰었다.

분석은 단기 공공근로 등으로 일자리 수가 실제보다 많게 추산되는 효과를 없애기 위해 총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일자리 증가율 감소폭(3.8%포인트) 중 최저임금 인상이 차지하는 부분은 1%포인트가량으로 분석됐다. 전일제 일자리 개수로 환산하면 21만 개 정도로, 고용 감소의 26%가량은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만 분석한 것이고, 기업의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 등 간접적인 영향은 뺀 수치라고 밝혔다.

특히 저소득층이 많이 종사하는 일용직 일자리가 타격을 크게 받았다. 일용직 고용 감소에 최저임금 상승이 미친 영향은 75.5%에 달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오히려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경제학계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 교수는 “상용직 근로자도 취업자 수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34만5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오지만, 전일제 일자리 기준으로 보면 고용 증가율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악영향을 줬다.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 고용 악화에 끼친 영향은 62%, 서비스업에는 31.2%였다. 김 교수는 “해외 연구와 달리 한국에서는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에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부정적인 고용 효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