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과학고 졸업생 4명 중 1명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공계 우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가 ‘의대생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2월 서울과학고 졸업생 130명 중 전국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31명(23.8%)에 이른다. 특히 서울의 A대 의대에는 서울과학고 출신 학생 22명이 수시전형에 합격해 이목을 끌었다. 10명은 과학특기자 전형 등 특별전형을 통해, 나머지 12명은 수리과학적 지식을 평가하는 논술전형으로 붙었다.
문제는 서울과학고가 ‘영재학교’라는 점이다. 영재고는 우수 이공계 인재 발굴을 위해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고등학교다. 전국 8개교에서 총 790명을 선발한다. 서울에는 서울과학고가 유일하다. 영재고는 다른 학교와 달리 매년 4월 우수한 중3 학생들을 선점하는 ‘학생 우선선발’ 권한을 가진다. 국가지원을 받아 장학금이 많고 교내에 대학 수준의 실험 인프라도 갖췄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