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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맥클린… KBL 주름잡던 ‘빅맨’ 다시 보나

입력 | 2019-02-16 03:00:00

‘외국인 2m 이하’ 규정 폐지로 관심
단신선수 신장 제한도 없어져 구단 장신선수 편식 심해질듯
‘쿼터당 1명 출전’ 수비농구 우려




신장 제한 폐지에 따라 한국프로농구(KBL)를 빛냈던 ‘특급 센터’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KBL은 외국 선수의 신장을 장신 200cm 이하, 단신 186cm 이하로 제한했다. 당시 신장 재측정을 통해 200cm가 넘는 선수들은 아쉬움을 남기고 한국을 떠나야 했다. 당시 ESPN 등 해외 언론은 이를 두고 ‘코미디’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11일 KBL이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눈물을 삼키며 떠났던 외국인 선수들이 복귀할 길이 열렸다. 이에 KGC서 활약했던 데이비드 사이먼(37)의 복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2011시즌 KGC로 한국 리그에 온 사이먼은 5시즌 동안 최고의 센터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평균 25.7득점(리그 2위) 11.1리바운드 2.1블록슛으로 맹활약하던 사이먼은 지난해 KBL 신장 재측정에서 202.1cm를 기록해 한국을 떠났다. 현재 그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일본 프로농구 교토에서 평균 24.1득점 8.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오리온에서 평균 23.3득점 10.1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버논 맥클린(33·203cm)의 복귀도 관심사다. 일본 가와사키에서 뛰며 평균 15.6득점 9.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특히 맥클린은 라건아(30·현대모비스)의 맞수로 떠오르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 소속으로 경기당 평균 24.5득점을 기록하던 라건아는 맥클린이 속한 오리온을 상대로는 평균 21.2득점으로 다소 저조했다. 반대로 맥클린은 삼성 상대로 평균 25.2득점을 기록해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KBL이 단신 선수 신장 제한까지 폐지한 것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기술이 뛰어난 단신 용병이 매 경기 두 쿼터를 장신 외국인 선수와 함께 뛰면서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자 이를 호평하는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신장 제한 없이 외국인을 뽑게 하면 단신 선수의 설 자리가 없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경은 SK 감독은 “외국인 두 명을 영입할 수 있지만 ‘빅(장신)-스몰(단신)’로 뽑을 구단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부분 ‘빅-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신 선수가 한 명이면 부상당했을 때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쿼터별로 외국인 선수가 한 명만 뛰게 되면서 수비 중심의 저득점 농구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 선수가 매 쿼터 한 명만 뛸 수 있었던 2014∼2015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득점이 74.6점으로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83.8점보다 10점 가까이 적었다. 이상윤 IB스포츠 해설위원은 “당장 경기당 득점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 불만을 표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이 늘어난 국내 선수들이 노력해 채워야 하는 부분이다. 외국인 선수에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적극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