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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일왕’ 발언 항의 여부 두고 한일간 진실공방

입력 | 2019-02-16 18:12:00

日외무성 “문 의장 발언 관련 일측 입장 전달”
유감 표현 외 사과·철회 요구 없었던 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2019.2.16/뉴스1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필요’ 발언에 대해 철회를 요구했다는 일본 측 보도를 두고 양국간 또 한번 진실 공방이 벌어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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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아사히 신문을 비롯 일본 언론들은 고노 외무상이 뮌헨안보회의 계기 이뤄진 회담에서 강 장관에 문 의장 발언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요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지지통신은 “강 장관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외교적 협의 요청과 문 의장 발언에 대한 항의 모두 사실상 묵살해 회담이 평행선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문제의 보도들은 회담에 배석한 일본측 당국자가 현지 동행 기자들에게 설명한 내용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 외무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일외교장관 회담 내용을 게재하면서 “고노 외무상이 문 의장 발언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해당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번 회담에서 (발언)건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 또한 뮌헨 현지에서 고노 외무상이 문희상 의장의 발언에 항의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이야기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외교가에서는 일측 입장에서 일왕을 ‘전범’으로 지목한 문의장 발언의 무게와 이미 정치적으로 쟁점이 된 상황 등을 볼 때 이번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에 대한 유감 의사를 표명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 측 발표를 볼 때 일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나 철회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강조하기 위한 취지에서 “언급 자체가 없었다”고 밝힌 것이 진실공방으로 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이번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은 과거 일한 의원연맹 활동 당시 양국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연맹 차원에서 각종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을 강조하면서 이런 것을 볼 때 문 의장의 이번 발언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보도한 것 같이 공식적으로 사과나 철회를 요구하는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이 “일측의 입장을 전달했다”고만 밝힌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사실상 양국 정부간 진실공방 상황”이라며 “강제징용 배상 등으로 한일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냉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