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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협상 中변수 커지는데… 한달 넘게 비워놓은 주중대사 자리

입력 | 2019-02-18 03:00:00

노영민 비서실장 임명후 공석… 中내부서도 “양국 소통 공백 우려”
왕이, 北대사 만나 “확고한 지지”




북-중의 전략적 밀착, 미중 간 전방위 충돌 등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전환기인데도 주중 한국대사의 공백 기간이 1개월을 훌쩍 넘겼다. 복잡해진 한중 관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영민 전 대사가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돼 지난달 8일 귀국한 후 주중 한국대사는 부재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17일 본보에 “북핵뿐만 아니라 미중 관계의 격변 속에서 한중 관계와 협력 수준을 어떻게 다시 설정할지 모색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 한중 소통과 가교 역할을 할 주중대사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는 27, 28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경 중국을 다시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5월 시 주석의 한국 방문설(說) 등 올해 상반기 중국과 관련된 굵직한 외교 이벤트가 산적한 상태다.

주중대사 공백에 대한 우려는 중국 측에서도 나온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가정치자문기관) 외사위원회 부주임인 한팡밍(韓方明)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 회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사 공석 기간이 특별히 길어질 경우 한중 관계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빨리 주중대사가 임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한파로 통하는 그는 “한중 관계는 (현재) 양국 간 관계일 뿐 아니라 미중, 한미, 북-미, 남북 관계에 모두 관련된 복잡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한중 관계 소식통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楊潔지) 공산당 정치국 외교담당 위원 라인을 빼고는 한중 관계를 깊이 있게 논의할 고위급 접점이 거의 없다. 이 라인도 간헐적”이라며 “한중 간 소통에 점, 선, 면이 있어야 한다면 선에서 면으로 확대해야 할 시기인데도 아직 점에 국한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방한 외에는 최근 한중 간 차관급 회담도 열리지 않고 있다. 반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국제,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중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키려는 확고한 입장과 북한에 대한 지지는 변함없을 것”이라며 밀착을 과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주중대사 최종 후보군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3월 개각과 비슷한 시점에 주중대사 인선을 발표할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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