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폭탄에도 여전히 ‘큰손’…“규제피해 국제 택배 이용” 국내 면세점 지난해 불황에도 따이공 덕분에 ‘활짝’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안에 장사진 친 중국인 따이공(보따리상).2019.0215.© 뉴스1
지난 15일 오후 1시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중국인 ‘따이공’은 여전했다. 화장품·목걸이·시계·건강식품 등을 잔뜩 구매하는 ‘큰 손’이었다. 따이공들은 면세점에서 제품을 대량 구매한 뒤 인터넷으로 되팔아 ‘차익’을 올린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따이공을 대상으로 일종의 ‘세금폭탄’을 부과하는 중국 전자상거래법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따이공 같은 ‘개인’의 사업자 등록과 세금 납무를 요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규제 효과가 ‘아직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매장 곳곳에는 따이공들이 구입한 제품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그들은 입체형 사각형 모양으로 제품들을 쌓아 수레에 담은 뒤 화물용 승강기를 탔다.
대량 구매한 제품들을 수레에 실어 승강기로 이동하는 따이공.2019.02.15© 뉴스1
지난해 국내 면세점업계는 경기 불황에도 기록적인 호황을 이어갔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 대신 면세점 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한 따이공 덕분이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72억3817만 달러(19조 4705억원)에 달한다. 2015년 국내 면세점 총매출액이 9조원을 넘어선 뒤 3년 만에 무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인이 제품을 구입해 발생한 본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올해 1월 기준 하루 평균 매출이 14억원으로 1년 사이 40% 늘었다. 현대백화점 주요 고객도 ‘따이공’이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도 올해 초 따이공이 국내 면세점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따이공 효과’가 한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도 적잖다.
국내 3대 면세점 중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 규제가 시작된 지 아직 두 달도 되지 않아 규제 영향을 논하기 아직 이른 단계”라며 “향후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국내 면세점의 따이공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