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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영어교육, 직무에 쓸 수 있도록 바꾸자

입력 | 2019-02-19 03:00:00

조길자 세종대 겸임교수는 한양대를 졸업한 후 로펌, 힐튼호텔, 미국 전자기업 등을 거치면서 통·번역 경험을 쌓았다. 2005년부터는 통·번역과 영어교육 전문 기업인 ㈜앰버랭 대표를 맡고 있다. 이종승 기자


조길자 세종대 겸임교수는 영어 통·번역가로서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분야의 학술 및 산업 관련 번역에 참여했다. 또 20여 년간 대학에서 실무영어를 강의하고 있다. 조 교수는 인공지능(AI)이 통·번역을 해주는 시대이지만 국제적인 업무와 유망한 해외 일자리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므로 영어 구사능력이 더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학의 영어교육이 업무에 필요한 영어를 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 교수에게 현행 대학 영어교육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들어봤다.

영어교육 전체를 다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유는….

“한국인의 우수성에 영어만 더해지면 수많은 취업 기회를 잡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교육이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만 취업이나 사업을 하는 데는 한참 모자란다. AI가 번역을 하는 시대지만 비즈니스에 AI 번역을 적용하면 낭패를 당한다. 오히려 AI의 번역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청년들이 자신의 전공에 고급 영어를 더한다면 글로벌 기업에서 고연봉의 좋은 직업들을 얻을 수 있다. 대학 영어교육이 현실적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많은 한국 청년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BTS처럼.”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

“듣기와 읽기 위주로만 가르치고 말하기와 쓰기는 거의 안 가르치는 ‘반쪽교육’이 문제다. 대학의 토익용 영어교육도 취업할 때만 쓰일 뿐 직무와 연결이 안 돼 실효성이 너무 낮다.”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어릴 때부터 언어의 모든 영역인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를 한 번에 가르치는 통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읽고 듣게 한 다음 요약해서 말하게 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표현과 생각으로 작문을 하게 한다. 자신의 생각과 정보를 정리하는 교육을 받으면 에세이와 논문도 쉽게 쓸 수 있게 된다. 말하기와 쓰기의 순서가 바뀌어도 괜찮다. 영어 통합교육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대학 영어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커리어, 즉 직무에 필요한 실무형 영어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글로벌 조직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메일, 회의록, 보고서, 제안서, 계획서, 계약서 등 문서마다 형식과 표현이 다른 직무 현장의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 영어 프레젠테이션과 협상 영어, 국제 매너까지 교육해서 글로벌 인재로서의 기본기를 갖추게 해야 한다. 또 전공과 관련된 테크니컬 라이팅을 추가해서 교육하면 완벽한 교육이 된다. 저비용 고효율의 온라인 영어교육을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어 교육에 도움 주는 간접적인 방법이 있다면….

“언어기능 향상은 연습량에 달려 있다. 일상에서 보고 생각하는 것들을 영어로 바꾸는 훈련이 좋다. 이렇게 하면 한국 영어교육에서 부족한 말하기와 쓰기를 혼자 연습할 수 있고 영어가 빨리 느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